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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미니 GT

[미니 GT] 핫휠 VS 미니 GT 맥라렌 세나 비교

제가 1:64 자동차를 수집하면서 세웠던 규칙 하나가 있습니다. '똑같은 차는 2대 이상 수집하지 말자!'. 돈도 없고, 전시할 공간도 부족하잖아요. 근데 1년만에 그 규칙을 보기 좋게 박살내버렸습니다. 이왕 똑같은 차가 2대 생겼으니 둘을 디테일을 위주로 비교해볼게요. 사실 저도 이런 컨텐츠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핫휠 프리미엄 맥라렌 세나

1년 전쯤에 리뷰로 소개한 적 있죠. 핫휠 프리미엄에서 2021년 출시한 제품입니다. 핫휠 프리미엄은 성인을 대상으로 타겟팅한 상위 라인업으로, 일반 핫휠과 비교해 고무 타이어, 메탈 베이스 그리고 디테일한 도색을 제공합니다. 

 

맥라렌 세나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주세요

 

[핫휠] 맥라렌 세나

맥라렌은 주기적으로 미친 짓을 하는 회사입니다. 1992년, 맥라렌은 그들의 첫 양산차이자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인 F1을 만들었습니다. 21년 뒤인 2013년, 맥라렌은 트윈 터보 엔진에 전

rear-wheel-burnout.tistory.com

 

구매는 동네 마트에서 했는데, 대략 13000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외에서 직구를 했다면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제가 기억하기론 이베이에서 7-10달러 선에서 팔던 걸로 기억하네요.

 

미니 GT

이번에 직구하면서 같이 물어온 친구입니다. 미니 GT에서 2018년에 출시한 제품입니다. 미니 GT는 홍콩에 기반을 둔 1:64 전문 다이캐스트 회사로, 이제 6년차가 되는 브랜드입니다. 타 브랜드와 비교하면 비교적 신생 브랜드지만, 높은 재현률과 퀄리티, 그리고 굴러가는 바퀴를 내세워 1:64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어요.

 

구매는 이베이 직구로 했으며, 10달러의 가격으로 구매했습니다. 대충 환율 계산을 하면 14000원이니 두 제품의 가격대는  비슷하네요.

 

패키징

핫휠은 카드에 블리스터로 패키징 되어 있습니다. 블리스터는 쭉 뜯어도 되지만 밑에 있는 칼집에 칼을 넣고 도려내면 깨끗하게 카드만 보관할 수 있어요. 

 

미니 GT는 박스와 블리스터 형태를 합친 패키징을 하고 있습니다. 박스에 넣을거면 박스에 넣고, 블리스터에 넣을거면 블리스터에 넣지 왜 이런 어중간한 패키징을 하나 했는데, 아마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워낙 핫휠에 익숙해져 있어 블리스터 형태의 패키징을 선호하거든요. 

 

박스 안에는 박스에 담아 보관할 수 있도록 플라스틱 케이스가 들어있습니다. 블리스터 형태를 선호하는 사람은 블리스터에, 박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박스에 담아 보관하라는 배려인 것 같네요.

 

비율 왜곡?

이제 두 제품을 비교해볼까요? 디테일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자동차의 비율이 살짝 다른 걸 볼 수 있습니다. 핫휠이 미니 GT보다 좀 더 길쭉해 보이는데, 일단 핫휠의 지상고가 더 낮고, 휠베이스도 더 길며 콕핏도 좀 덜 각지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조금 딴 얘기인데, 1:64 모형을 만들 때 실제 자동차의 디자인과 똑같이 만들면 이상해 보일겁니다. 우리의 두뇌가 그렇게 보도록 설계되어있거든요. 그래서 1:64 모형을 만들 땐 자동차의 비율을 '왜곡해야' 우리가 어색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차체는 더 넓고 낮게 만들고, 휠 같이 강조되는 부분들은 큼직큼직하게 키워주는 식으로요. 

 

제조사마다 비율 왜곡을 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자동차를 만들어도 제조사마다 다른 디자인이 나오게 됩니다. 핫휠은 비율 왜곡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미니 GT는 비율 왜곡을 최소화해서 만든거죠. 

 

이런 차이는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생깁니다. 핫휠은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내구도가 높고, 바퀴가 잘 굴러가며, 한 눈에 봤을 때 멋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미니 GT는 '수집용 모형'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실차에 최대한 비슷한 비율, 세부적인 디테일의 재현에 집중하는 거죠. 

 

디테일

미니 GT의 휠은 실차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9스포크 휠에 러그 너트에 있는 맥라렌 로고까지 프린팅했어요.

 

그에 비해 핫휠은 실차의 것과 비슷한 느낌의 휠을 사용했습니다. 검은색 10 스포크 휠을 사용했는데요. 제품마다 휠을 새로 만드는 미니 GT와 미리 만들어둔 휠을 제품에 맞게 쓰는 핫휠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맥라렌 로고를 본따 만든 전조등은 클리어 파츠와 도색을 조합해 표현했습니다. 또 전조등 아래에 있는 에어로 플랩도 파란색으로 도색했네요!

 

핫휠의 전조등 표현은 음.. 아직까지도 왜 저렇게 도색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개등 도색과 플랩 도색은 생략되었구요. 

 

개미눈꼽만한 디테일이긴 하지만, 두 모델 모두 후드에 맥라렌 로고를 도색해줬습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미니 GT의 것이 더 선명하네요. 

 

라디에이터를 거친 공기를 루프 스쿠프로 보내는 배기구는 금형으로 표현했습니다. 다만 핫휠의 배기구는 깊이가 얕고 투명하게 만들어서 깊이감이 부족하네요. 

 

핫휠의 가장 대표적인 단점이죠. 핫휠에는 사이드미러가 생략되었지만, 미니 GT에는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사이드미러 같은 작고 뾰족한 부분은 쉽게 부러질 수 있어 생략하는, 핫휠의 근본이 장난감에 있어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인데요.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성인 수집가들을 겨냥했다면 사이드미러 정도는 넣어줘도 되지 않나 싶네요.

 

양쪽 모두 인테리어의 디테일은 뛰어납니다. 미니 GT쪽이 엔진 베이의 모양이나 핸들에 패들 쉬프터 등 실차의 재현에서는 더 뛰어나지만, 핫휠쪽도 센터 콘솔의 터치 패드 등의 디테일을 잘 표현했고 윈드 쉴드부터 지붕까지 통으로 유리로 만들어서 내부를 확인하기 편해요.

 

맥라렌 세나의 인테리어 특징, 7개의 쿠션 패드를 덮은 버킷 시트도 양쪽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량화를 위해 탄소 섬유로 버킷 시트를 만들고 그 위에 몸무게가 가장 많이 집중되는 7곳에 쿠션 패드를 덮었습니다

미니 GT의 사이드 벤트는 금형을 통해 구멍을 제대로 표현한 반면 핫휠은 구멍이 안 뚫려 있네요.

 

이 부분은 좀 놀랐는데, 핫휠은 후미등, 맥라렌 로고와 세나 로고에 메쉬 형태의 후면까지 전부 표현한 반면 미니 GT는 아무런 도색이 없네요. 

 

반대로 미니 GT는 하늘로 솟은 배기구를 제대로 표현해줬지만 핫휠은 아예 생략되어 있어요.

 

리어 윙의 디테일은 미니 GT의 압승입니다. 스완넥을 제대로 표현한 금형부터 차체와 구분되는 도색까지 잘 표현했네요. 

 

자동차 모형 VS 장난감

글을 다 쓰고 보니 핫휠을 굉장히 후드려 팬 것처럼 써놨는데, 사실 디테일적인 면으로 장난감과 모형을 비교하는 것부터 이미 결과가 정해진 승부였습니다. 서로 다른 카테고리에 있잖아요.

 

핫휠 프리미엄은 수집가용 모형을 표방하고 있지만, 근본은 장난감에 있는 친구입니다. 거칠게 다뤄도 망가지지 않고 잘 굴러가요.. 미니 GT도 바퀴가 잘 구르긴 하지만, 장난감처럼 다루면 쉽게 손상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 핫휠 프리미엄의 가치는 디테일한 '장난감'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 모형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보면 이걸 장난감인지 수집용 모형인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