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우디 콰트로의 아버지, 최초의 4륜 구동 승용차이자 4륜 구동 랠리카, 그리고 그룹 B의 신화 속에서 전설이 된 자동차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자동차는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입니다. 아우디 콰트로는 아우디가 1980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한 2도어 쿠페입니다. 이 중 스포트 콰트로는 그룹 B 랠리에서 경쟁하기 위해서 업데이트된 버전의 콰트로로, 총 224대만 생산되었습니다.
핫휠에서는 2019년에 스포트 콰트로를 출시했으며 해당 제품은 2020년 카 컬쳐 시리즈의 Thrill Climbers 라인으로 발매되었습니다.
1. 최초의 콰트로의 탄생
아우디는 기술 개발에 진심인 회사입니다. 그들의 슬로건 'Vorsprung durch Technik' (기술을 통한 진보) 은 아우디가 얼마나 R&D를 중요시하는지 보여줍니다. 1970년대에 아우디 회장은 새로운 기술로 다시 한 번 아우디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세상에 각인시키고자 했습니다.
77년 아우디의 엔지니어들은 군용 차량인 일티스를 개발했습니다. 일티스는 4개의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4륜 구동으로 설계되었는데, 이 덕분에 일티스는 더 강력한 후륜 구동 차량보다 눈길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아우디의 엔지니어들은 이 기술을 더 개발해서 승용차에 적용해 민간 시장에 선보이자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하지만 콰트로 이전까지 4륜 구동은 대형 오프로드 트럭에만 사용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앞바퀴와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2개의 구동축을 사용했는데, 이런 방식은 작은 차에 사용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한 방식이었습니다.
아우디는 더 작은 4륜 구동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고안합니다. 바로 뒷바퀴로 연결되는 구동축의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앞바퀴로 연결되는 구동축을 넣은 것입니다. 이 방식은 transfer case가 필요하지도 않았고, 차지하는 공간도 적었습니다. 이 새로운 4륜 구동 방식은 아우디의 회장을 만족시켰고, 곧바로 해당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를 출시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아우디 콰트로가 탄생했습니다. 아우디는 자신의 새로운 자동차가 최초의 4륜 구동 승용차임을 과시하듯 이탈리아어로 4를 뜻하는 '콰트로'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오프로드를 씹어먹을 수 있는 양산차를 홍보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뭐였을까요? 당연히 랠리에 내보내야겠죠!
콰트로는 출시와 동시에 1980년 랠리에 출전합니다. 당시는 4륜 구동이 랠리에 허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는데, 다른 제조사들은 랠리에서 4륜 구동의 성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4륜 구동 체계는 너무 복잡하여 고장이 잦을 것이고 무게도 너무 무거워 후륜 구동보다 느릴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콰트로는 첫 경기에서 2등보다 무려 30분이 빠르게 완주하며 4륜 구동에 대한 불신을 잠재웠습니다. 콰트로의 충격적인 기록은 다른 제조사들도 서둘러 4륜 구동 랠리카를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머지 않아 랠리 무대는 4륜 구동 자동차로 가득차게 됩니다.
랠리에 4륜 구동을 가져온 것으로도 콰트로는 충분히 의미가 깊은 자동차이지만, 랠리의 전설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그룹 B가 시작되면서부터 입니다.
2. 콰트로와 그룹 B
그룹 B 경기에서 날라다니는 스포트 콰트로
그룹 B 랠리는 모터스포츠 역사 중 가장 과격하고 위험한 랠리였습니다. 그룹 B의 짧은 역사는 자동차도, 선수도, 관중도 모두가 미쳐 있었던 광기의 시대로 기억되곤 합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한 온갖 정신 나간 짓을 보여주던 그룹 B는 결국 잦은 사고와 인명 피해로 4년만에 끝나게 됩니다.
1980년대 모터스포츠의 인기는 사그라들고 있었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빡빡한 기술적 제한들을 준수하며 경주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레이스에 참여하는 팀의 숫자도 줄어들었고, 다양한 기술적 규제 때문에 출전하는 레이스카들도 모두 비슷비슷했죠. 국제 자동차 연맹은 이에 대해 규정들을 완화하여 새로운 규칙을 적용한 그룹 B를 발표합니다. 그룹 B의 규칙들은 말이 규정 완화였지 이전 규칙들과 비교하면 거의 제한이 없는 수준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술적 제한이 사라지자 제조사들도 다른 대회에서는 꿈도 못꿀 파격적인 시도를 합니다. 탄소유리나 케블라와 같은 신소재로 떡칠한 차체를 만들거나, 조그마한 차체에 거대한 엔진을 구겨넣기 위해 범퍼를 잘라내거나, 터보와 슈퍼 차져를 동시에 다는 자동차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결과 무게는 900kg 밖에 되지 않는 차들이 400마력에서 600마력까지 내며 비포장도로를 200km가 넘는 속도로 날라다니는 대회가 탄생합니다. 선수들은 약간의 잘못된 조작으로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자동차를 타고 최고의 기록을 뽑아내기 위해 자신과 자동차를 한계로 몰아붙였고, 관중들은 이전보다 훨씬 화끈해진 경기를 보며 열광했습니다.
그룹 B의 경쟁에서 뒤쳐지기 않기 위해 아우디는 새로 업데이트된 콰트로를 준비합니다. 콰트로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언더스티어 (핸들을 돌린 것보다 차가 덜 회전) 를 해결하기 위해 앞바퀴와 뒷바퀴의 간격을 320mm나 줄였고, 무거운 무게를 해결하기 위해 카본 케블라로 차체를 제작했습니다. 그룹 B에서는 호몰리게이션에 단 200대만 필요했기 때문에 스포트 콰트로는 단 224대만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콰트로는 아우디에게 많은 우승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1982년과 1984년에 아우디는 제조사 우승을 차지했으며, 아우디 팀 소속이었던 한누 미콜라와 스티그 블롬퀴스트가 2년 연속으로 선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룹 B의 랠리에서 스포트 콰트로는 콰트로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자유로운 그룹 B의 무대에서 다른 제조사들은 재빠르게 신기술을 적용하여 그룹 B에 최적화된 자동차들을 내놓았고, 스포트 콰트로는 결국 경쟁에서 뒤쳐졌습니다. 하지만 그룹 B 랠리 이후 스포트 콰트로는 해발 고도 4301m에 위치한 산의 정상을 오르는 파이크스 피크에서 1985년부터 1987년까지 3년 연속 신기록을 세우며 3연승을 달성하였습니다.
랠리에서의 성공으로 아우디는 자신의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었고, 사람들 사이의 콰트로의 인기는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신기술을 적용한 실험적인 자동차였기 때문에 아우디는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콰트로는 1991년까지 11000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립니다. 이후 아우디는 해당 기술을 다른 차종에도 적용하여 판매하였고, 이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체는 익숙한 흰색 바디에 노란색 스트라이프의 HB 팀 리버리를 입고 있습니다. 휠도 실차와 비슷한 흰색 5 스포크 휠을 사용했습니다.
뒷쪽에는 창문 아래로 롤케이지가 설치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후드에는 흡기구가 구현되어 있습니다. 흡기구의 디자인은 비슷하게 잘 재현했지만 후드와 색이 달라 이질감이 드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룹 B의 전설을 그 시절 리버리 그대로 재현한 게 마음에 든 제품입니다. 이 리버리 그대로 에어로 파츠를 단 S2 버전도 출시되었으면 좋겠지만 새로운 금형이 출시되기는 아직 이르겠죠? 최근 그룹 B의 종결자였던 란치아 델타가 새로운 금형으로 메인 라인에 출시되었던데 어서 프리미엄 버전으로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용된 사진 자료
"Volkswagen Iltis" by Topgear
"Audi Quattro 40th Anniversary" by Quattrodaily
"Transfer Case Simple Diagram" by Zumbrota Drivetrain
"Manually Lockable Center Diff" by Eurocar News
"1982 Monte Carlo Mouton" by Ableitet
"Audi S1" by Gfycat
"Group B Rally Spectators" by Carthrottle
"quattro Sport" by Motor Authority
"quattro Sport" by mad4wheels
"Audi quattro Sport S1 E2" by Cs-wolves
"Audi Sport quattro" by Auto Ex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