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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자

[포르자 모터스포츠] 30시간 플레이한 후기 - 장점과 단점, 그래서 지금 사도 될까요

10월 10일, 포르자 모터스포츠가 출시했습니다. 저는 미리 해보기로 10월 5일부터 플레이해볼 수 있었는데요. 약 30시간 동안 플레이해보면서 느낀 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6년의 개발 기간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줄까요? 포르자 호라이즌과는 뭐가 다를까요? 그리고, 지금 사도 괜찮을까요?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작하기 전에,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에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해볼게요. 프랜차이즈에 익숙한 분들은 하단으로 호다닥 넘어가주세용
 

포르자 프랜차이즈는 2005년 포르자 모터스포츠로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그란 투리스모가 판매량을 쓸어담는 상황에서 엑박 진영이 대놓고 그란 투리스모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었는데요. 
 
이후 2012년, 포르자 모터스포츠의 외전작인 포르자 호라이즌이 출시됩니다. 포르자 모터스포츠와 호라이즌은 같은 프랜차이즈 아래에 많은 에셋을 공유했지만, 개발진도 다르고 방향성도 달랐어요.
 
 

레이싱 게임의 장르를 구분할 때 흔히 '아케이드' 와 '심레이싱' 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아케이드 장르의 게임들은 현실성보다는 오락성에 집중한 게임으로, 키보드나 컨트롤러와 같은 대중적인 조작 기기에 맞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성과 오락성을 고려하여 진입 장벽이 낮게 만들어지구요. 대표작으로 트랙매니아, 핫휠 언리쉬드, 마리오 카트, 카트 라이더 등등이 있겠구요.
 
 

심레이싱은 최대한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에 집중하는 게임들입니다.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레이싱 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구요, 시뮬레이션 성향이 강할수록 고가의 레이싱 휠이 필요합니다. 고가의 조작 기기가 필요하다는 점 외에도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많은 시간을 배우는데 써야해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대표작으로 아이레이싱, 알펙터, 아세토 코르사 컴페티치오네 등등이 있어요. 
 
 

그리고 그 사이의 심케이드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현실성을 추구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대중성과 오락성을 위해 타협을 하는 게임들인데요. 대표작으로는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와 포르자 시리즈를 들 수 있겠네요.
 
 

심케이드가 아케이드와 심레이싱의 중간을 잇는 개념인만큼 장르적 스펙트럼이 넓어, 같은 심케이드로 분류되는 게임들도 성향이 다릅니다. 포르자 호라이즌과 모터스포츠 모두 심케이드라고 부를 수 있지만, 모터스포츠는 심 성향에 가까운 심케이드고, 호라이즌은 아케이드 성향에 가까운 심케이드이에요. 
 
포르자 프랜차이즈는 원래 모터스포츠가 본가, 호라이즌이 외전이었는데요. 모터스포츠가 5편 이후로 부진을 겪는 반면 호라이즌은 4편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대우가 뒤바뀝니다. 모터스포츠는 2017년 이후로 신작이 나오지 않은 반면 호라이즌은 4편과 5편이 크게 성공해 본작보다 외전작의 인지도가 더 높아졌어요.
 
 


아케이드쪽의 심케이드는 호라이즌이 시장을 거의 독식하는 상황에서, 엑스박스는 포르자 모터스포츠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심레이싱 성향의 심케이드로 전환하기로 합니다. 이번 신작은 리부트되었다는 의미로 넘버링도 떼고 '포르자 모터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으며, 개발진들은 출시 전 수 차례 게임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고 어필했습니다. 실제로 새롭게 만들었는지는... 지금부터 확인해볼게요.
 
 


 
 

게임은 스팀 PC 버전이고, 트러스트마스터 T300RS 휠로 플레이했습니다. 30시간의 플레이타임 동안 빌더스 컵 3개를 끝내고, 라이벌에서 기록을 몇 개 남기고, 멀티플레이어에서 배치고사와 사양 시리즈의 경기 3번을 플레이했습니다.
 
 

1. 물리 효과, 핸들링 느낌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진들이 출시 전에 포르자 시리즈 중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물리 효과라고 말했는데, 사실인것 같네요.
 
가장 현실적인 핸들링 모델은 절대 아니구요. 심레이싱과 비교하면 대중성과 난이도를 위해 여기저기 말랑말랑하게 다듬어 둔 부분이 있다고 느껴질 거에요. 현실적이기보단, 배우기 쉽고 플레이하기에 재미있는 핸들링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플레이한 레이싱 게임, 호라이즌 5와 비교하면 모터스포츠의 핸들링이 더 정확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튜닝과 업그레이드에 따른 차이도 더 극명하게 느껴지구요. 휠 기준으로, 포르자 호라이즌과 같은 아케이드성 심케이드와 아세토 코르사 컴페티치오네와 같은 심레이싱 게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에 좋은 핸들링 느낌입니다.

-> 굿

 

2. 휠 플레이, 포스 피드백

설정에 따라서 느낌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딱 게임을 처음 켜서 기본 설정으로 플레이하면 피드백도 적고, 느리고, 토크도 약하게 느껴집니다. 이 상태에서 플레이하면 운전 실력이 퇴보한 느낌이 들어요.
 
다행인 건, 포스 피드백 설정 옵션이 많아 포스 피드백 느낌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자신의 휠에 맞게 잘 설정하면 정말 좋은 느낌을 줍니다. 제가 30시간 플레이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FFB 설정하는데 할애했는데, 설정 하나를 바꿀 때마다 휠의 느낌이 크게 개선되어서 놀랐습니다. 이 휠 설정 방법은 추후에 G923 휠의 설정까지 준비해서 가이드 글로 작성해볼게요.
 
 

호라이즌 5와 비교하면, 설정을 건드리고 나면 모터스포츠의 포스 피드백이 훨씬 좋습니다. 호라이즌 5에서는 언더스티어에 대한 포스 피드백이 아예 없고, 또 오버스티어가 나더라도 토크가 타이어의 슬립 각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반면, 모터스포츠는 언더스티어가 나면 토크가 확 풀어지고 타이어가 오버스티어가 나면 미끄러질수록 토크가 점진적으로 증가해 자동차의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요.
 
이 정도로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 게임인데도 기본 설정을 개떡같이 만들어서 사람들이 휠 설정하는데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건 아쉽습니다. 분명 개발자 방송에서는 여러 가지 휠으로 FFB 튜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 시중에 나온 휠 중에 기본 설정으로 좋은 느낌을 준다는 휠은 하나도 못봤거든요.

-> 기본 설정은 쓰레기, 설정을 건드리면 굿

 
 

3. 그래픽

사실 이 사진도 사진 모드에서 대비와 채도를 만져서 나온 결과물이고, 실제로는 좀 더 대비가 약하고 색감이 죽어 있습니다

2023년에 출시된 Xbox 진영의 간판 게임, 그것도 그래픽이 평균적으로 뛰어난 레이싱 게임이라는 걸 생각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제가 게임을 구동한 PC에 RTX 2060이 들어가니 중하급 GPU인 걸 감안해도, 그래픽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똑같은 PC로 2년 전에 나온 호라이즌 5를 돌렸을 땐 이것보다 훨씬 예뻤거든요. 가장 부족해보이는 부분은 광원 효과인데, 너무 어둡거나 대비가 약해서 흐리멍텅하고 색감이 죽어 보이거나, 색감과 표면이 너무 밋밋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게임이 출시하기 전에는 몇달 동안 비주얼과 그래픽에 대해서만 홍보했으면서, 출시하고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걱정했던 물리 효과와 핸들링 모델은 괜찮게 뽑히고 그래픽은 실망스럽게 나왔네요.
 
 

밤에는 이런 느낌이구요
비가 올 땐 이런 느낌입니다

-> 2023년 간판 게임에 이게 맞나?

 
 

3.1. 모델링

더 아쉬운 부분은 포르자 프랜차이즈의 고질적인 문제, 낡고 오류 투성이인 자동차 모델링입니다. 포르자는 시리즈의 이전 작품에서 사용된 에셋을 자주 재사용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부 자동차들은 포르자 모터스포츠 1, 그러니까 2005년에 만든 모델을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르자의 랜서 에보 6과 현실의 에보 6. 비율이 어긋난 부분이 많이 보이죠

이런 모델들은 레이저 스캔 방식이 도입되기 전에 만들어진 모델이라, 눈짐작으로 비율을 맞췄기 때문에 현실의 자동차와 어긋난 비율을 보여줍니다. 
 
 

또 일부 자동차들의 인테리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인테리어 모델링을 저퀄러티로 해놔서 인테리어 캠으로 플레이를 하다보면 많이 거슬립니다. 예시로 게임 초반에 접할 수 있는 2012년식 미니 JCW GP는 운전대 바로 뒤의 rpm 게이지가 둥글지 않고 각이 졌어요.

-> 모델링 업데이트 좀 제발 해라...

 
 

4.  사운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굉장히 강조되는데, 이 소리로 자동차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시각적인 자극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자극에도 집중하게 됩니다. 또 고속으로 달리면 들리는 바람소리, 비가 내리면 들리는 빗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주고요.
 
레이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 배기음의 경우 일부 이상한 경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호라이즌 5의 배기음과 비교하면 훨씬 시원시원해요.

->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굿

 
 

5. 게임 플레이

게임 플레이의 전반적인 지향성은 '입문하기 쉬운 트랙 레이싱'으로 보입니다. 저처럼 서킷들을 잘 모르는 뉴비들을 위한 시스템이 여럿 보이는데, 제일 마음에 든 건 구간별 채점 시스템이에요. 코너마다 점수를 매겨주니까 내가 얼마나 코너를 잘 공략했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고, 만점을 받기 위해 코너를 다양하게 공략하며 서킷을 배워가는 동기부여도 됩니다.
 
 

싱글 플레이 한정으로 존재하는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규칙도 진입 장벽을 한층 낮춰줍니다. AI의 난이도뿐만 아니라 페널티나 타이어 소모까지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게임을 즐길 수 있구요. 출발 순위도 정할 수 있어 난이도를 한층 더 조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자신 있는 트랙이면 뒤에서 출발해 추월하는 재미도 느끼고, 자신이 좀 없으면 선두에서 시작해 안전하게 끝낼 수 있어요.

-> 뉴비 친화적인 시스템 굿

 
 

5.1. 업그레이드 시스템

이번 작부터 크레딧으로 업그레이드를 구매하는 대신, 자동차에 레벨이 생겨서 이 레벨을 올려 업그레이드를 해금하고 레벨업 보상으로 얻는 자동차 포인트로 업그레이드를 구매하도록 바뀌었는데요. 이 논란이 되고 있는 업그레이드 시스템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으로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느낌을 만들어주고, 반강제적이긴 하지만 순정 상태의 자동차를 경험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양 이벤트를 통해서 자동차가 없거나 레벨이 낮아도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단점을 상쇄하기도 하구요.
 
 

레벨이 딸려서 타이어를 못바꾼다뇨

다만 이 자동차 레벨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똑같은 자동차를 2대 이상 업그레이드하려면 각각 레벨을 올려야하는 말도 안되는 부분은 무조건 개선되어야 하구요.
 
또 레벨에 따라 업그레이드를 해금하는 시스템은 없애야 합니다. 모든 업그레이드가 해금되어 있고, 대신 업그레이드를 구매하는데 사용되는 포인트를 좀 더 차등적으로 구분해놓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값싼 업그레이드들은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게 하되, 엔진 스왑이나 구동 방식 교체 같은 비싼 업그레이드들은 어느정도 레벨을 올려서 포인트를 모아서 구매할 수 있게요.
 

-> 생각보다 나쁘진 않지만 개선은 반드시 필요

 
 

5.1. 컨텐츠

차종은 약 500종, 트랙은 20종 (각종 레이아웃으로 세면 48종) 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서킷의 경우, 전작과 비교하면 정말 많은 서킷이 게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아직까진 20종 서킷으로 괜찮지만, 더 많은 서킷이 빨리 추가되어야 해요. 특히 뉘르부르크링나 몬자 같은 간판 서킷들은 빨리 돌아와야 합니다. 다행인건 뉘르부르크링은 내년 봄 중으로 추가될 예정이라고 해요.
 
 

자동차의 경우, 포르자 모터스포츠 7과 비교해서 차종은 200종 정도 감소했습니다. SUV나 오프로더 같은 서킷 레이싱에 맞지 않는 자동차를 제외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빠진 자동차를 보면 그렇지 않은 자동차도 상당히 많아요. 분명히 제외된 차들은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돌아오겠지만, 의도적으로 일부 차들을 출시에서 제외하고 업데이트로 채워넣어 게임의 서비스 주기를 늘리는 포르자의 방식에 질리기도 합니다.
 
포르자 호라이즌만 해보셨다면, 처음 보는 차종이 꽤 있을거에요. 호라이즌과 모터스포츠 둘다 해보셨다면... 처음 보는 차를 찾기 어렵겠네요.

-> 서킷은 빨리 추가해야, 신차는 자동차 패스와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할듯

 
 

6. AI

개발진들이 AI가 이전작보다 훨씬 발달하여 훨씬 정확하고 잘 운전한다고 말하는데, 이건 맞습니다. AI와 레이스를 하면 선두를 달리는 AI들은 정말 잘합니다. 어떤 트랙에서는 저는 도저히 따라하기 어려운 드라이빙 라인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어떨 땐 3위 안으로 완주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 만, 운전을 잘하는 AI와 레이스를 잘하는 AI는 둘이 다르죠. 혼자 달리는 운전은 잘하는데, 여럿이 다같이 달리는 레이스는 여전히 못합니다. 아직까지도 서로 들이받아서 첫 코너에서 차 여러대가 쌓이는 모습도 보이구요. 휠투휠 상황에서 저를 인지하지 못하고 밀어내는 경우도 있었고, 코너를 진입하는데 제 드라이빙 라인으로 침범해 들이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 나아진 건 맞으나, 개선 많이 필요

 
 

6.2. 페널티 시스템

AI를 기반으로 하는 FRR (포르자 레이스 규정) 페널티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떨 땐 서킷을 벗어나 코너를 건너뛰면 칼같이 페널티를 주다가도, 어떨 땐 명백히 코너를 건너 뛰어 어드밴티지를 얻었는데 페널티를 안주기도 하구요.
 

같은 세션에서 뒤에서 받히는 사고를 두 번 당했는데, 들이받은 상대에게 한 번은 5초씩이나 페널티를 주고 한 번은 페널티 없이 넘어가는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떨 땐 트롤짓으로 대형 사고를 내면 엄청난 페널티를 줬다가, 어떨 땐 악의적으로 상대방을 트랙 바깥으로 밀어내는게 보이는데 밀려난 피해자에게만 페널티를 주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발자들이 FRR 시스템은 유기적으로 조정을 할 수 있어 출시 후 피드백을 받아 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과연 얼마나 개선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 똑똑하다가 멍청함

 
 

7. 멀티플레이

이번 작의 강점 중 하나입니다. 로비에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가는 시스템을 없애고, 일정 시간까지만 등록을 받고 모든 플레이어가 연습 세션과 예선전을 거쳐 정해진 시간에 본선이 시작되는, 실제 모토스포츠 경기를 압축해놓은 시스템을 선보였는데요.

이 시스템이 확실히 재밌습니다. 이전 시스템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진행 방식도 복잡해졌지만, 이런 단점을 상쇄할만한 재미를 줘요. 연습 세션이 있으니 모르는 트랙이나 자동차라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또 예선을 거쳐 레이스 시작까지 그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이런 구성 덕분에 진짜 레이스에 참여한다는 느낌도 들구요.
 
 

다만, 안전 레이팅 시스템이나 랭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안전 레이팅을 가장 높은 등급인 S등급으로 받았는데도, 로비에는 여전히 코너를 돌면서 상대방을 브레이크로 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구요. 안전하게만 운전해도 1랩에 20등에서 10등으로 올라갑니다. 물론 출시 초기라 수많은 유입 유저들이 생기면서 레이팅 기반 매치 메이킹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시스트 기능의 남용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가장 '포용적인' 게임을 지향하면서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게임을 조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스티어링, 감속과 가속 등 다양한 자동 보조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모든 어시스트를 켜두면 게임이 모든 운전을 플레이어 대신 해줍니다.
 
이걸로 어시스트를 켜놓고 자리를 비운 상태로 레이스에 참여해 '안전 레이팅 작'을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임이 스스로 운전하면 순위는 뒤쳐져도, 사고는 회피하려 할테니 안전 레이팅이 올라갈테고, 안전 레이팅이 낮아진 트롤러가 상위 레이팅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겠죠.

-> 재밌지만 개선 필요

 
 

8. 버그

그 와중에 튠 (Tune)을 곡으로 번역한 번역 오류까지 환상입니다

일단 특정 행동을 하면 게임이 무한 로딩에 갇히면서 alt F4를 강제하게 만듭니다. 문제는 이렇게 강종하면 저장되지 않은 진행도가 전부 날아가는데, 이 무한 로딩 버그가 주로 빌더스 컵에서 자동차를 업그레이드하거나 튜닝하면 발생해요. 이 버그 때문에 강종했다가 진행도를 다 날리고 똑같은 레이스를 4번이나 진행해야 했습니다. 나중에는 무한 로딩을 피하려고 자동차 업그레이드나 튜닝 자체를 피하게 되더라구요. 자동차 빌딩이 없는 빌더스 컵이네요.
 
휠로 플레이할 때 게임을 껐다 켤때마다 게임이 휠을 잘못 인식해서 설정에 들어가서 컨트롤러 프로필을 바꿔줘야 합니다.
 
또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훨씬 높은 클래스의 자동차가 하위 클래스 레이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글리치가 발견되면서 악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A 클래스 레이스에 P 클래스 자동차들이 난입해 포디움을 싹쓸어가고 있어, A 클래스에서는 정상적으로 레이스를 하기 어려워요.
 
다행히,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주는 치명적인 버그는 이 정도를 제외하면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 지장만 없을 뿐 거슬리는 버그는 여전히 많은데요.
 
 

? ;;

리플레이 모드에서 환경 텍스처가 박살나 90년대 초반 게임의 모습을 보여주는 버그가 있구요. 
 
 

멀티 플레이 레이스에서 시상식 장면에서 2위 플레이어가 갑자기 사라지는 버그도 자주 보입니다.
 
 

버그는 아니지만, 번역 오류 문제도 여기저기 보입니다. 이 문제는 같은 시리즈의 호라이즌 5에서도 꾸준히 봐왔던 문제인데 기계 번역으로 한글화를 한건가 완전히 다른 단어로 오역한 사례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사진의 '맞춤형 이벤트, 좋은 회사'는 'good company'를 좋은 회사로 오역한 것 같은데, 저 맥락에서는 좋은 친구라고 번역하는게 맞겠죠.
 
 

총평

자, 그래서 결론입니다. 알맹이는 단단하고, 잠재력이 있지만 전반적인 완성도가 부족합니다.
 
레이싱 게임의 핵심을 담당하는 핸들링 느낌과 멀티 플레이 모드, 뉴비 친화적인 시스템은 잘 만들었지만, 호평보다는 악평이 많은 그래픽, 여기저기 완성도가 부족한 시스템, 오히려 줄어든 차종과 변함 없는 자동차 모델링, 그리고 각종 버그가 게임의 평가를 떨어뜨리고 있어요. 
 
 

다행인 점은, 개발진들이 버그 수정과 편의 기능 개선을 위주로 패치를 준비 중이라고 하며, 가장 빠른 업데이트는 이번주 내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호라이즌 5도 재난급의 상태로 출시해 플레이어 수가 뭉텅 깎여나가고 악평을 많이 들었지만, 올해 좋은 업데이트를 많이 선보이며 평가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모터스포츠도 개선되길 바라지만, 호라이즌 5처럼 늦진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지금 사도 될까요? 현재 게임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풀프라이스로 게임을 구매하긴 아깝습니다. 요즘 대기업 게임들이 많이들 그렇듯이, 현 상태의 게임은 유료 베타 버전 같은 느낌입니다.
 
반대로 게임 패스를 구독 중이고,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찍먹해보길 추천합니다. 이 정도 게임이 게임 패스에 들어온 것 자체가 혜자거든요. 컨트롤러로 플레이하는 느낌이 굉장히 좋다고 하니 집에 컨트롤러가 하나 있다면 꼭 해보세요. 
 
휠 유저분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휠에 맞는 셋업이 인터넷에 나오기 전까지는 구매를 보류하는 걸 추천합니다. 기본 설정의 FFB 느낌은 정말 쓰레기에요. 단 설정이 잘된 FFB는 정말 괜찮은 느낌을 주니, 휠이 있고 좋은 설정을 찾았다면 꼭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저처럼 아케이드성 강한 게임은 이제 좀 물리고, 그렇다고 바로 심레이싱을 도전하기는 꺼려지는 분들에게는 딱 맞는 게임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