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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미니 GT

[미니 GT] 부가티 시론 슈퍼 스포츠 300+ | 300마일 그 너머로

2005년, 부가티 베이론 슈퍼 스포츠가 시속 250마일 (402km)의 벽을 깬 이후, 하이퍼카 제조사들의 가장 큰 목표는 '누가 먼저 300마일에 도달하느냐'였습니다. 근본의 부가티부터 신생 제조사인 코닉세그, 헤네시, SSC까지 많은 하이퍼카 제조사들이 이 300마일 전쟁에 참여했는데요. 약 15년 후, 300마일 돌파의 기록 역시 부가티가 다시 가져가게 됩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미니 GT사의 부가티 시론 슈퍼 스포츠 300+ 입니다. 이번 달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제품이구요, 국내 리테일러를 통해 16000원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패키징은 미니 GT사 방식대로 종이 상자에 플라스틱 케이스, 그리고 자동차가 들어있는 단순한 구성입니다. 

 

백마디 말보다 직접 한번 보는게 낫죠

2019년 8월 2일, 부가티는 최초로 300마일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기록 측정은 Ehra-Lessien에 있는 폭스바겐 테스트 트랙에서 시론 슈퍼 스포츠 300+의 프로토타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490.484km (=304마일)로 기록되었습니다. 

 

부가티는 해당 프로토타입과 같은 스펙의 30대의 시론을 양산했습니다. 늘 그렇듯 공개되기도 전에 30대 모두 판매되었으며, 올해 7월에 30번째 시론 SS 300+가 모두 고객에게 인도되었다고 합니다. 

 

양산 버전은 프로토타입과 같은 엔진, 기어박스, 섀시를 사용하지만, 프로토타입 버전에는 기록 측정을 위해 롤케이지를 넣었으며 지상고도 낮게 설정했습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양산차는 420km/h에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단 오너가 Ehra-Lessien의 테스트 트랙으로 차를 가져올 경우 제한을 해제하고 진짜 최고 속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네요.

 

금형으로 시론 슈퍼스포츠 300+의 긴 '롱테일' 바디를 잘 재현했습니다. 도색은 탄소 섬유에 제트 오렌지색의 스트라이프로 되어 있습니다.

 

부가티는 시속 300마일에 도달하기 위해 자동차 여기저기에 영리한 방법들을 사용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롱테일' 바디인데, 기존의 시론보다 꼬리를 길게 만들어 25cm나 더 길다고 합니다. 이렇게 꼬리를 길게 만들면 공기 흐름을 최대한 매끄럽게 만들어 자동차 뒤에 생기는 와류 현상을 최소화하여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어요. 

 

이 제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인데, 실제 자동차의 탄소 섬유 재질 바디를 1:64에서 제대로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만지면 질감이 느껴져요!

 

전면부에는 부가티의 상징인 말발굽 모양의 그릴, 부가티 엠블럼이 보입니다. 그릴의 표현도 디테일하고, 8개 LED로 구성된 헤드라이트 도색도 또렷하네요.

 

후면에는 일자형 백라이트, 배기구, 그리고 거대한 디퓨저가 보입니다. 사진이 워낙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후면의 메쉬형 패널도 잘 표현되었어요!

 

후면 디자인에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가티의 노력을 여기저기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공기 저항을 크게 증가시키는 리어 윙은 아예 삭제했습니다. 대신 시속 300마일에서 자동차가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 거대한 디퓨저를 달아 공기 저항은 최소화하면서 다운포스를 확보했어요. 

 

배기 파이프도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다른 파이프를 사용했습니다. 부가티 센토디아치의 것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티타늄으로 만들어져 뛰어난 뜨거운 배기가스에 탄소 섬유 바디가 녹는 걸 방지하는 단열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바디와 동일한 탄소 섬유 소재로 만들어진 엔진 커버도 잘 재현했습니다. 

 

시론 슈퍼스포츠 300+의 엔진은 시론보다 100마력 더 높은, 1600마력을 낸다고 합니다. 별명 '토르'로 불리는 이 엔진은 배기량 8리터, 16기통에 터보 4개가 돌아가고 7000rpm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괴물입니다.

 

차량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곡선이나 

 

앞바퀴 펜더에 위치한 벤트 같이 작은 디테일들도 제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은 사이드 미러의 재질이 고무로 되어 있어 굉장히 쉽게 뜯어질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만질 때마다 떨어질까 봐 무서워요...

 

앞바퀴 펜더의 벤트는 자동차가 300마일에서 날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의 앞부분이 고속에서 붕 뜨지 않도록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오렌지색 스트라이프 2줄이 차체 전체를 덮고 있습니다. 이 검은색과 제트 오렌지색의 조합은 2010년 431km/h의 속도로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을 갱신했던 베이론 슈퍼 스포츠의 오마주예요.

 

 

차체 하부도 디테일하게 처리되었습니다. 거대한 디퓨저도 보이고, 앞바퀴와 뒷바퀴의 폭이 다른 것도 표현했네요.

 

시속 300마일을 돌파하기 위해 타이어도 특별한 타이어를 사용했습니다. 시속 300마일에서는 바퀴가 초당 68회 회전하는데, 이때 약 5톤을 넘는 힘이 타이어에 가해집니다. 일반적인 타이어로는 변형이 일어나면서 차체가 불안정해지거나 말 그대로 타이어가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이어를 강화할 방법이 필요했는데요. 부가티는 타이어 내부에 탄소 섬유로 된 틀을 넣어 변형을 막고 최대 시속 318마일까지 버틸 수 있는 타이어를 만들었습니다. 

 

소장하고 있던 핫휠 부가티 시론과 같이 찍어봤습니다. 핫휠만 따로 봤을 땐 몰랐는데 핫휠의 트랙 폭이 많이 넓긴 하네요; 

 

일반 시론은 뒤쪽 오버행 (뒷바퀴부터 뒤 범퍼의 거리)가 굉장히 짧은 반면, SS 300+의 오버행은 훨씬 긴 걸 볼 수 있습니다.

 

부실해 보이는 사이드미러를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는 제품입니다. 특히 무광 탄소 섬유 바디가 마음에 드네요. 부가티가 이 이후로는 최고 속도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공언했으니, 가장 빠른 부가티로 역사에 남을 것임을 생각하면 상징성도 있는 자동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