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64/CM Model

[CM Model] 맥라렌 765LT 1:64

2017년,

맥라렌 720S가 세상에 등장해 슈퍼카 시장의 게임을 뒤집어놓았습니다. 720S는 다른 슈퍼카들처럼 아름답고, 강력하며 더럽게 빨랐습니다. 하지만 720S는 다른 슈퍼카들과 달리 누구든지 즐길 수 있을만큼 쉽고, 친절하며 재미있는 슈퍼카였어요.

또 요철을 만나도 커피를 쏟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인 주행에 적합하면서, 아무런 준비 없이 트랙에 뛰어들어도 즐길 수 있는 올라운더였죠. 자동차 매거진 R&T는 720S를 '슈퍼카의 미래'라고 말하며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3년 뒤, 맥라렌은 720S의 파생작을 내놓았습니다. 720S를 기반으로 오로지 트랙 퍼포먼스에만 집중한 고성능 버전의 슈퍼카로, 765LT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어요.

LT라는 이름은 맥라렌 F1 GTR LT에서 따온 것입니다. LT는 Long Tail, 그러니까 긴 꼬리의 약자로, F1 GTR 레이스카에 더 많은 다운포스를 얻기 위해 꼬리를 늘리고 커다란 윙을 단 버전을 만든 것인데요. 이후 맥라렌에서는 고성능 버전의 양산차들에게 LT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765LT가 720S보다 꼬리가 길다던가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포르쉐의 RS, 람보르기니의 SV와 같은 역할의 네이밍이라고 보면 돼요.

765LT는 720S보다 더 강력하고, 가볍고, 더 많은 다운포스를 만들어냅니다. 차체 앞쪽의 스플리터, 앞쪽 펜더 위의 덕트, 그리고 가변 리어윙까지 여러 에어로 파츠들이 추가 되어 720S보다 20% 더 많은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구요.

맥라렌은 이미 가벼운 720S의 무게를 더 깎아내기 위해 이곳저곳을 손봤습니다. 자동차의 시트는 P1에 들어가는 초경량 시트가 사용되고, 배기 파이프는 세나의 티타늄 파이프를 빌려와 무게를 줄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맥라렌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편의 기능들마저 빼냈습니다. 765LT에는 오디오 시스템, 카펫, 에어컨까지 기본적으로 빠져있습니다. (물론 무료 옵션으로 다시 추가할 수 있지만요) 이 정도면 양산차보단 레이스카에 가까운 인테리어죠.

이 자동차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엔진일겁니다. 맥라렌은 이름처럼 765마력을 낸다고 주장하는데, 이건 헛소리라는 게 정설이거든요. 765LT의 엔진이 내는 '진짜' 출력은 적어도 800마력 후반대에서 많게는 900마력까지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니까 맥라렌은 의도적으로 출력이 적어보이게 마케팅하고 있는거죠.


 

이번 제품은 CM Model사의 제품입니다. CM Model은 중국에 위치한 자동차 모형 회사로, 주로 1:64 스케일의 모형을 제작하구요. 제가 원래 수집하던 미니 GT나 타막웍스에 비하면 인지도가 낮은 편이죠.

홍콩 직구를 통해 대략 21000원 정도로 구매했습니다.

사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1:64 모형은 타막웍스나 미니 GT, 그리고 이노64 정도의 브랜드만 수집하려 했는데, 이 계획도 깨뜨리면서 블로그의 카테고리가 하나 더 늘게 되었네요😅

패키징은 타 브랜드와 비교하면 화려하거나 예쁘진 않지만, 아크릴 케이스의 기본은 잘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케이스의 내용물입니다. 아크릴 커버, 베이스 플레이트, 자동차 그리고 교체 가능한 추가 휠 세트가 들어 있어요.

베이스 플레이트가 반투명하게 되어 있어 종이 커버를 벗기면 자동차가 붕 떠있는 느낌을 줍니다.

차체는 흰색에 바퀴는 검은색의 조합으로 도색되어 있습니다. 여기저기 탄소 섬유 파츠에 탄소 섬유의 표면을 표현한게 돋보여요.

특히 요 765LT 레터링이 프린팅된 사이드 스커트가 마음에 듭니다.

또 작은 디테일으로 실차처럼 앞바퀴와 뒷바퀴의 브레이크 캘리퍼 위치가 다른 것도 구현되어 있어요.

전면부입니다.


현세대 맥라렌을 통합하는 디자인 요소인 맥라렌 로고 모양의 헤드라이트는 페인팅과 클리어 플라스틱으로 구현했습니다.


스플리터에도 탄소 섬유 재질을 표현한게 돋보이구요.


후면부에는 커다란 765LT 로고를 번호판과 4개의 배기구가 보입니다.


이 제품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리어 윙을 움직일 수 있어 가변 리어 윙 기능을 표현했어요.

솔직히 움직이는 모양새도 시원찮고 내구도도 부실해보이지만 1:64 스케일에서는 이런 기믹을 넣어줬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네요.


이 제품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 두번째, 스왑 가능한 여분 휠 세트입니다.

이노64처럼 스왑 가능한 추가 휠 세트를 넣어주는 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이 제품은 ‘퀵 스왑‘ 기능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1:64 자동차 모형의 휠을 바꾸려면 차체 하부의 스크류 2개를 돌려 차체와 베이스를 분리한 다음 휠을 교체해야 하는데요.


이 제품은 훨씬 간단합니다. 차체를 뒤집구요.


바퀴를 잡고 빼면 이렇게 휠과 차축이 쏙 빠집니다. 이제 차체에 새로운 휠을 넣으면 돼요!


새로운 휠은 5 스포크의 검은 색상 휠입니다.


재미있는 건 5 스포크 휠은 순정 휠 세트보다 스탠스가 훨씬 낮아서 휠이 펜더에 닿습니다. 순정 휠 세트를 끼웠을 땐 잘 굴러가던 바퀴가 5 스포크 휠을 끼웠을 땐 안 굴러가요.

단순히 휠의 디자인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휠에 따라 다른 스탠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준 점이 마음에 드네요.


선택과 집중을 잘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완벽과는 거리가 먼 제품이에요. 패키징 구성은 많이 부실하고, 금형 디테일이나 도색 디테일도 여기저기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앞쪽 펜더 위의 덕트 표현은 핫휠 프리미엄 수준이에요)

하지만 쉽게 바꿔끼울 수 있는 휠, 움직이는 리어 윙, 과장되긴 했지만 눈에 잘 띄는 탄소 섬유 표현 등등 수집가들이 원하는 요소들을 잘 만들어 장점이 단점을 상쇄했다고 봅니다.




사용된 사진 자료
765LT by Car and Driver
F1 GTR LT by PSParro
765LT by Mcla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