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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

포르쉐의 새로운 하이퍼카는 전기차가 될 예정입니다 | 포르쉐 미션 X 이야기

포르쉐의 슈퍼카들

포르쉐는 아주 드물게 슈퍼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딱 3대의 슈퍼카만 만들었거든요. 하지만 한 번 슈퍼카를 만들면, 제대로 된 슈퍼카를 만들죠. 

 

포르쉐의 슈퍼카는 언제나 이전의 포르쉐와는 다른 것을 시도했습니다. 포르쉐의 슈퍼카는 브랜드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는 자동차들이었어요.

 

 

959는 포르쉐 최초로 4륜 구동을 탑재한 자동차였습니다. 그리고 그 4륜 구동 시스템을 너무 잘 만들어서, 당시 양산차 중 가장 진보한 4륜 구동 시스템을 갖고 있었죠.

 

 

카레라 GT에는 포르쉐 최초로 양산차에 V10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이 V10 엔진은 르망에서 경기를 뛰기 위해 만들어진 레이싱 엔진이었구요. 또 양산차 최초로 세라믹 클러치를 사용했습니다.

 

 

918 스파이더는 전기 모터와 V8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를 시도했고, 양산차 최초로 뉘르부르크링을 7분 안으로 주파했습니다.

 

 

918 스파이더의 후속작

그리고 얼마 전, 75주년을 맞이해 포르쉐에서 새로운 컨셉카를 공개했습니다. 이름은 '미션 X'로, 918 스파이더의 후속 모델로 설계된 컨셉카입니다. 포르쉐는 이 미션 X가 포르쉐 최초의 하이퍼카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보통 자동차 회사들이 컨셉카를 만들면, 그 컨셉카의 디자인이 양산차에 온전히 내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컨셉카는 디자이너들이 대중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수단이고, 양산형을 만들 땐 안전 규제나 기술적 문제 등 현실과 타협하죠.

 

 

위가 컨셉, 아래가 양산형

하지만 포르쉐는 컨셉카와 양산차의 외형을 거의 동일하게 만드는 걸로 유명합니다. 카레라 GT의 컨셉카를 공개했을 때, 반응이 너무 좋아서 거의 그대로 양산형을 낸 건 유명한 일화죠.

 

 

미션 E
타이칸

또 포르쉐는 2015년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를 목표로 한 컨셉카 미션 E를 공개했는데요. 5년 뒤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타이칸으로 양산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아마 미션 X의 양산형 버전도 미션 X와 굉장히 비슷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언제냐인데.. 일단 컨셉카부터 볼까요.

 

 

오마주, 오마주

미션 X의 바디 라인은 918 스파이더와 비슷하지만, 포르쉐가 만들어볼까 간보다가 무산됐던 919 스트리트를 가장 많이 연상시킵니다. 919 스트리트의 '공도용 순한맛 LMP 레이스카'의 바디 라인이 미션 X에서도 보이는데요.

 

 

줬다 뺐을거면 이렇게 예쁘게 만들지 마세요...

개인적으로 919 스트리트의 디자인을 좋아했는데, 미션 X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볼 수 있어 기쁘네요.

 

 

포르쉐는 모터스포츠에서 역사가 아주 긴 브랜드이죠. 75주년을 맞이해 공개한 컨셉카인만큼, 여기저기 포르쉐의 모터스포츠 역사를 상징하는 오마주들을 남겨놨는데요.

 

 

포르쉐 917kh

미션 X의 문은 70-80년대 포르쉐의 르망 레이스카들처럼 열리게 되어 있구요.

 

 

미션 X의 앞 유리창 윗쪽에 있는 작은 유리창은 917 레이스카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917이 데이토나에서 경기를 할 때, 뱅킹각이 높은 서킷 특성 상 시야 확보를 위해 천장에 작은 유리창을 달아줬다고 합니다

 

 

미션 X의 뒷바퀴는 투명한 원판로 씌워져 있는데요, 이것도 과거의 레이스카들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이런 휠을 터보팬 휠이라고 부르는데, 70-80년대 레이스카들이 자주 사용했던 휠 디자인입니다. 바퀴 부분의 공기 역학을 개선하고, 휠 내부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만들어 브레이크의 열을 식히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현세대 포르쉐의 패밀리룩에 맞는 모습도 보입니다. 후미등은 911부터 카이엔까지 많은 포르쉐에서 볼 수 있는 일자형 형태에 중앙의 로고는 요즘 포르쉐가 컨셉카에 많이 시도하는 입체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깨알같은 디테일. 충전 중에는 포르쉐의 E만 흰색으로 빛난다고 해요

 

 

그래서 얼마나 빠른데요

그렇다면 포르쉐 최초의 하이퍼카는 어느 정도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기술적인 제원에 대해서는 밝혀진게 거의 없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건, 순수 전기차가 될 것이고, 출시와 동시에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가 될 것이라는 약속인데요.

 

 

포르쉐가 내건 약속을 좀 더 자세하게 보면, 일단 미션 X의 양산형은 1:1의 무게/출력 비율을 가질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 자동차의 무게 1kg 당 1마력의 출력을 낼 것이라는 건데요.

 

포르쉐가 얼마나 배터리 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게는 1500마력에서 많게는 2300마력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르쉐의 성격을 생각하면 죽어라 다이어트를 거쳐서 최대한 가벼운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같네요.

 

 

또 미션 X는 현세대 911 GT3 RS보다 많은 다운포스를 만들어 낼것이며, 타이칸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니 최소한 86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내면서, 배터리는 5-80%까지 10분 안에 충전된다는 것인데요. 이 정도의 스펙을 현실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뉘르부르크링의 왕좌를 차지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양산형은 언제 나오는 걸까요? 양산형을 보려면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미션 X가 공개되기 전인 올해 4월, 918의 후속작은 언제쯤 볼 수 있냐는 질문에 포르쉐의 CEO는 2020년대 말은 되어야 볼 수 있을 것이라 답했습니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하이퍼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다' 가 이유였는데요. 포르쉐 최초의 하이퍼카인만큼, 어중간한 성능은 싫다는 의지가 보이죠.

 

포르쉐가 현재 가장 빠른 전기차를 만드는 리막과 협업 관계에 있으니, 기대를 갖고 기다려야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