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엑스박스 게임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이후로 포르자 모터스포츠 리부트의 소식이 한동안 뜸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주 개발자 다이렉트를 통해 새로운 트레일러와 함께 게임에 대한 정보들이 좀 더 공개되었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개발자 다이렉트에서 공개된 정보와 월간 개발자 방송에서 공개된 내용을 종합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출시 연기?
두괄식으로 제일 중요한 이야기를 맨 처음에 넣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출시 연기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 아닙니다. 애초에 지난 6월에 공개했을 때도 출시 날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2023년 봄' 이라고만 말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트레일러의 끝에 나오는 출시일에는 '2023년 봄'에서 봄이 쏙 빠졌습니다. 이게 그렇게 의미가 큰 일이냐고 할 수도 있는데, 보통 게임사들이 이런 행동을 이유 없이 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봄에 나온다면 훨씬 더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고 지금부터 예약 구매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 출시 일이 올해 봄에서 뒤로 밀린 것 같네요.
자동차 500종
포르자 모터스포츠에서는 출시와 함께 500종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모터스포츠 7이 700종 넘는 자동차를 보유했던 것에 비하면 200종이 줄어들긴 했는데, 아마 사후 업데이트로 재활용... 추가할 것으로 보이구요.
100종이 넘는 자동차가 모터스포츠에 새롭게 추가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건, '포르자' 프랜차이즈에 새롭게 들어오는 차가 아닌, '모터스포츠' 시리즈에 새롭게 들어오는 차가 100종이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100종 중 일부는 포르자 호라이즌에 이미 나온 적 있는 자동차입니다.
시리즈 역대 가장 많은 수의 현세대 레이스카가 게임에 포함됩니다. 포르자 프랜차이즈가 현세대 레이스카가 많이 부족해 현세대 레이싱을 재현하기에 제한이 많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그 불편이 해소되겠네요.
아래는 현재까지 트레일러나 스크린샷을 통해 게임에 수록되는 것이 확정된 자동차의 리스트입니다. 리스트가 너무 길어져 접은 글에 넣어두었어요.
아큐라
- Gradient Racing NSX GT3 #36
- ARX-05 DPi #6
AMC
- 71년식 자벨린 AMX
아폴로
- 18년식 인텐사 이모지오네
애스턴 마틴
- 1989 애스턴 마틴 AMR1 #18
- 1958 DBR1
- Racing V12 Vantage GT3 #7
- 16년식 벌칸
아우디
- 아우디 Team Joest R18 e-tron quttro #2
- Rotek Racing TT RS #17
- R8 LMS GT3 #44
- RS e-tron GT 2021
- 16년식 R8 V10 plus
- 18년식 TT RS
BAC
- 14년식 모노
BMW
- 91년식 M3
- BMW Team RLL M6 GTLM 2017 #24
- BMW M Motorsport M8 GTE 2018 #1
- V12 LMR 1999
Brabham
- 19년식 BT62
부가티
- 18년식 시론
뷰익
- 70년식 GSX
캐딜락
- Whelen Racing DPi-V.R #31
섀퍼랠
- 1966 Chaparral Cars 2E #66
쉐보레
- Corvette Racing C8.R 2020 #3
- 69년식 카마로 슈퍼스포츠 쿠페
- 70년식 카마로 Z28
- 70년식 쉐벨 슈퍼스포츠 454
- 20년식 코르벳 스팅레이 쿠페
- 69년식 노바 슈퍼스포츠 396
- 18년식 카마로 ZL1 1LE
- Konica Minolta Corvette Daytona Prototype #10
크라이슬러
- 72년식 VH Valiant Charger R/T E49
닷지
- 69년식 차저 R/T
- 70년식 챌린저 R/T
- 18년식 챌린저 SRT 데몬
- SRT Motorsports Viper GTS-R 2014 #93
Donkervoort
- D8 GTO
Eagle-Weslake
- 67년식 T1G
페라리
- Ferrari Spa 330 P4 1967 #24
포드
- GT40 Mk2 Le Mans 1966 #2
- Chip Ganassi Racing Riley Mk XXVI Daytona Prototype 2015 #02
- Ford Racing GT Lemans 2016 #66
- 05년식 GT
- 17년식 GT
- 69년식 머스탱 보스 302
- 65년식 머스탱 GT 쿠페
- 87년식 시에라 코스워스 RS500
포뮬러 드리프트
- 닛산 370Z 2017 #64
- 도요타 GR 수프라 2020 #151
Ginetta
Team LNT Ginetta G60-LT-P1 2019 #6
혼다
- RA300 1967
현대
- Bryan Herta Autosport 벨로스터 N #98
재규어
- Jaguar Racing XJR-9 1988 #1
- Group 44 XJR-5 1983 #44
- XJ220 1993
- XKR-S GT 2015
코닉세그
- 20년식 제스코
람보르기니
- #63 Squadra Corse Huracan Super Trofeo Evo 2018
- 16년식 센테나리오 LP 770-4
- 88년식 쿤타치 LP5000 QV
- 97년식 디아블로 SV
- 20년식 우라칸 에보
란치아
- 92년식 델타 HF Integrate EVO
롤라
- Simoniz Special T163 1969 #10
마쯔다
- 787B 1991 #55
- SpeedSource Lola B12/80 2014 #70
- 90년식 MX-5 미아타
- Mazda Racing B09/86 2010 #16
맥라렌
- 13년식 P1
- 18년식 세나
- 19년식 세나 GTR
- Mclaren Cars M8B #4
- M2B 1966
AMG
- GT3 2018
메르세데스 벤츠
- Sauber-Mercedes C9 1989 #63
- 90년식 190E 2.5-16v Evo 2
- 11년식 SLS AMG
머큐리
- 70년식 쿠거 엘리미네이터
NIO
- 16년식 EP9
닛산
- GT-R LM NISMO #23
- R91CP #23
- GTP ZX-Turbo 1985 #83
- 19년식 370Z 니스모
- 20년식 GT-R 니스모 (R35)
올즈모빌
- 69년식 허르스트/올즈 442
오레카
- Jackie Chan DC Racing Oreca 07 2017 #38
푸조
- Peugeot Talbot Sport 905 EVO 1C 1993 #3
- 84년식 205 터보 16
폰티악
- 73년식 파이어버드 트랜스 앰 SD-455
- 69년식 GTO 저지
포르쉐
- 21년식 미션 R
- 917 LH 1970 #3
- John Fitzpatrick Racing 956 1983 #11
- Porsche AG 962C 1987 #17
- Porsche Team 919 Hybrid 2017 #2
- Porsche GT Team 911 RSR 2017 #92
- Porsche Motorsport 935 2019 #70
- 18년식 911 GT2 RS
- 19년식 911 GT3 RS
- 21년식 911 GT3
- 14년식 918 스파이더
래디컬
- 15년식 RXC 터보
Saleen
- 04년식 S7
도요타
- Toyota Racing TS040 하이브리드 #8
- 20년식 GT 수프라
- GT-One 1999
자동차 비주얼
자동차의 재질과 셰이더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져 차세대 레이 트레이싱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보입니다. 자동차의 페인트는 분광광도계를 사용해 훨씬 정확하고 현실적으로 빛에 반응하며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색조와 광택을 보입니다.
데미지 효과와 먼지가 쌓이는 효과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확하게 표현됩니다. 이제 충돌이 일어나면 충돌의 방향, 페인트의 두께 등을 계산해 페인트가 벗겨지고, 흙먼지도 차체에 움푹 파인 곳과 같이 공기를 빨아들이는 곳에 더욱 많이 쌓입니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너무 오래된 자동차 3D 모델들을 업데이트해줬으면 합니다. 포르자 프랜차이즈 초창기, 그러니까 10년이 훌쩍 넘은 과거에 만든 모델을 아직도 포르자 최신작에서 우려먹고 있거든요. 멀리서 보면 번쩍번쩍하고 예쁜데, 가까이서 보면 자동차 비율이 안 맞는다던가, 인테리어 모델링이 너무 오래되서 확 깨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오디오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프랜차이즈 최초로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 포맷에 맞추어 사운드 믹싱되었습니다. 모든 오디오 시스템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져 좀 더 깊이 있고 현실적인 소리를 만들어내구요.
프랜차이즈를 개발하며 쌓아온 거대한 오디오 아카이브를 새로운 기술을 통해 일관성 있게 조정했습니다. 또, 이전작들처럼 엔진 업그레이드에 따라 배기음이 달라지고, 타이어와 서스펜션 사운드도 개선했습니다.
신작에서 추가되는 재미있는 기능으로, 트랙마다 해당 국가의 아나운서가 경기 상황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하코네 서킷에 가면 일본 아나운서가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어요.
물리 효과
화려한 그래픽, 실차에 가까운 사운드 다 좋지만, 결국 이런 게임을 사서 즐기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물리 효과입니다. 얼마나 자동차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얼마나 운전이 재미있으며 성취감이 있는지가 레이싱 게임의 핵심이죠.
개발진들에 따르면, 포르자 모터스포츠 7과 이번 포르자 모터스포츠 사이의 물리 효과 발전 정도는 포르자 모터스포츠 5,6,7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고 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물리 효과 개선에서 가장 강조하는 시스템은 새로운 타이어 모델입니다. 이전 작에서는 1 포인트 60 헤르츠, 그러니까 타이어와 지면 사이의 접점 하나를 초당 60번 계산했다면, 이번 작에서는 8 포인트 360 헤르츠, 타이어와 지면 사이의 접점 8개를 초당 360번 계산한다고 합니다. 타이어와 아스팔트 사이의 접촉을 훨씬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으니 자동차의 운전도 훨씬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겠죠.
그 외에, 새로운 타이어 재질들이 추가되었습니다. 레이스 타이어에 소프트, 미디움, 하드 재질의 타이어가 추가되었구요. 또 F1 과 같은 특정 레이스 시리즈용 타이어도 추가됩니다.
또 서스펜션과 차량 무게 배분 시스템도 개선됩니다. 이제 연료 탱크에 있는 연료량이 자동차의 무게 배분에 영향을 줍니다. 만일 연료 탱크가 차체 뒷쪽에 있고 연료량이 많다면 무게 배분이 뒷쪽으로 치우치겠죠. 또한 발라스트 (레이스카간의 파워 밸런스를 위해 다는 무게추) 가 추가되었으며, 발라스트의 위치에 따라 무게 배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물리 효과가 굉장히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고, 또 공개된 정보로 봐선 많은 개선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물리 효과에 관련된 부분은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고, 시연도 없었습니다. 지난 6월 게임 쇼케이스도 그렇고, 이번 개발자 다이렉트에서도 발표 내용은 그래픽과 오디오 시연에 치중되어 있었거든요. 이번 포스트에서 소개한 내용도 개발자 방송에서 몇분 동안 말로 설명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호라이즌에 비해 시뮬레이션 성향에 가까운 심케이드고, 또 경쟁자인 그란 투리스모 7이 물리 효과를 제대로 만들어냈으니, 포르자 모터스포츠도 그에 상응하는 물리 효과를 만들어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물리 효과를 만들어냈다는 자랑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트랙
이번작에는 출시와 함께 20곳의 로케이션을 즐길 수 있습니다. 20개의 트랙도 아니고 20개의 로케이션이라니 좀 생소한 단어 선정인데요.
설명을 들어보니, 20개의 서킷인데 하나의 서킷마다 다양한 레이아웃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라구나 세카 서킷에는 오늘날 사용하는 레이아웃과 1960년대의 헤어핀이 없는 레이아웃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모든 서킷은 레이저 스캔을 통해 실제 서킷과 일치하는 도로 노면을 선보일 것이며, 3D 모델링된 나무와 식물들, 물리 엔진을 기반으로 한 광원 효과와 유기적으로 생성되는 구름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만명의 관중들도 3D 모델이며 애니메이션이 있다고 하네요.
시간과 날씨에 따라 도로 노면은 실시간으로 변화합니다. 밤이 되면 기온이 떨어져 접지력이 달라질 거구요, 레이스가 진행됨에 따라 레이스카가 많이 지나간 구간에는 타이어가 도로 노면에 쌓여 접지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모든 환경은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상태로 4k 60fps로 렌더링됩니다. 또한 레이 트레이싱을 사용한 글로벌 광원 효과를 사용해 수천 개의 광선이 표면에 반사되어 색을 표현하구요.
포르자 시리즈에 최초로 등장하는 카얄라미 서킷과 하코네 서킷과 함께, 현재까지 공개된 서킷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스파-프랑코샹
- 하코네
- 카얄라미
- 라구나 세카
- 메이플 밸리
- 실버스톤
- 스즈카
그 외 공개 사항
AI도 큰 개선이 있다고 합니다. 이제 가장 높은 난이도의 AI가 불공평한 성능 부스트 없이 가장 숙련된 플레이어와 비슷한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고 하네요. 포르자 시리즈 전통적으로 난이도를 높일수록 AI의 운전 실력이 높아지는게 아니라 AI만 출력을 뻥튀기 시켜줘 AI와 플레이어 간의 경쟁이 불공평하게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나 봅니다.
커리어 모드와 온라인 멀티 플레이 모드가 있으며, 커리어 모드는 나만의 자동차를 개조하고 업그레이드해가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AI와 이 두 모드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향후 더 자세하게 알려준다고 하네요.
이렇게 포르자 모터스포츠의 공개된 정보들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이전 작에 비해서 좀 더 시뮬레이션 성향에 가까운, 좀 더 진지한 레이싱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아케이드 레이싱쪽은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가 든든하게..? 먹고 있으니, 슬슬 모터스포츠 시리즈는 그란 투리스모에 대적할 수 있는 수준의 시뮬레이션으로 끌어올리려는 것 같아요.
다만 이렇게 진지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하면, 개발진이 어서 설명해줘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성향이라면 가장 중요한 물리 효과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온라인 시스템입니다.
포르자가 비매너 레이싱, 트롤러의 천국, 턴 1에서 절반이 벽에 꼬라박는 난장판의 대명사일 정도로 포르자의 온라인 레이스는 플레이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게임 성향이 대중적이다보니 레이싱에 대한 이해도가 다양한 플레이어가 유입되는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패널티 시스템의 부재겠죠. 제대로 된 패널티와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번에 공개된 내용들이 모두 제대로 구현되어 훌륭한 레이싱 게임이 나와도 온라인 레이스는 하기 어려운, 반쪽짜리 게임이 될거에요.
이런 상황에서 출시 연기와 출시 날짜를 확정 짓지 않은 건 오히려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호라이즌 5에서 버그 투성이인 반쪽짜리 게임을 1년 동안 고치는 걸 보고 나니, 차라리 출시를 미루더라도 완성된 게임을 하는게 훨씬 낫다고 느꼈어요.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았으니,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서 차세대 레이싱 게임을 대표할 수 있는 타이틀로 나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