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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핫휠

[핫휠] 포르쉐 356

포르쉐의 첫 양산차이자 레이스카, 911 이전의 911, 그리고 점프하는 개구리. 포르쉐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자동차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자동차는 포르쉐 356입니다. 356은 1948년에 출시된 포르쉐의 첫 스포츠카로, 1963년 후속작인 911이 출시되기 전까지 다양한 버전이 출시되었습니다. 

 

핫휠에서는 2016년 356A Outlaw를 출시했습니다. 356A의 A는 1956년 출시된 356의 개선판을 의미하며, Outlaw는 포르쉐 복원 전문 업체인 Emory Motorsports에서 개조한 버전을 의미합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2019년 Car Culture Team Transport 시리즈로 발매된 제품입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디자인 철학을 유지하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요

둥글둥글한 헤드라이트, 개구리가 떠오르는 곡선의 차체, 후륜 구동과 트렁크의 자리를 차지한 엔진. 911을 상징하는 특징들입니다. 

 

이 특징들은 1963년부터 오늘날까지 전 세대의 911을 관통하는 전통이며, 이런 전통은 포르쉐의 전통에 대한 고집과 오래된 것에 새로운 것을 녹여내는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동그란 헤드라이트, 곡선의 차체, 후륜 구동에 뒤에 위치한 엔진... 어?

911의 이런 전통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스포츠카와는 거리가 먼 자동차가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국민차, 폭스바겐 비틀입니다. 

 

때는 1948년, 2차 대전이 끝난 직후입니다. 포르쉐의 창립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나치의 전차 개발에 참여한 혐의로 (실화입니다) 전범으로 체포되었고, 그의 아들인 페르디난트 '페리' 포르쉐가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페리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카를 사랑했고, 포르쉐의 첫 양산차를 스포츠카로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이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그의 아버지가 설계한 폭스바겐 비틀이었습니다.

 

뚱뚱한 아빠와 날씬한 아들 같지 않나요

페리는 비틀을 기반으로 포르쉐의 첫 스포츠카를 개발합니다. 비틀의 후륜 구동과 후방 엔진 구조를 똑같이 사용하였고, 공랭식 4기통 엔진도 똑같이 사용했습니다. 초기 포르쉐는 폭스바겐에서 일부 부품을 공급 받아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해요. 

 

외형도 상당히 비슷했는데, 동그란 헤드라이트는 비틀과 똑같았고 차체의 디자인은 비틀을 길쭉하게 늘려놓은 모습이었죠. 딱정벌레를 길쭉하게 늘려놓으니 개구리 같은 모습이었는데, 이 때부터 '점프하는 개구리' 별명이 생겼다고 합니다. 

 

포르쉐의 첫 양산차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356은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 뛰어난 코너링 성능 덕분에 운전하기 재미있는 자동차였을 뿐만 아니라, 경쟁 스포츠카보다 인테리어 품질이 뛰어나 대중적인 스포츠카이기도 했습니다. 

 

1948년부터 1963년까지 약 7만여대 가량의 356이 생산되었습니다. 356의 성공에 고무된 포르쉐는 63년 후속작을 준비합니다.

 

왼쪽이 356, 오른쪽이 911입니다

전작이 워낙 성공적이었기에 포르쉐는 356에서 큰 변화 없는 후속작을 설계했습니다. 엔진을 4기통에서 6기통으로 늘리고, 둥글둥글한 디자인은 좀 더 직선으로 다듬고, 뒷좌석을 만들었죠. 이렇게 탄생한 후속작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911입니다. 

 

 


 

차체는 실버 색상으로 도색되었으며, 여기저기에 스폰서 로고가 도색되어 있습니다. 타이어에 Firestone 레터링이 인상적입니다. 타이어에 레터링 있는 건 처음 봐요! 

 

전면에는 포르쉐의 상징인 헤드라이트가 디테일하게 도색되어 있고, 본넷엔 작은 포르쉐 로고와 트렁크가 열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걸쇠가 도색되어 있습니다. 

 

후면에는 작게 금색으로 포르쉐 로고와 모모 로고가 도색되어 있고, 후방에 배치된 엔진의 통풍구도 보입니다. 

 

첫 포르쉐 양산차는 생각보다 출력이 약했습니다. 356은 비틀의 25마력짜리 엔진을 개조하여 사용했는데, 고성능 부품으로 출력을 높였지만 고작 60마력 정도의 출력을 냈다고 합니다.

 

신 차체를 작고 가볍게 만들었는데, 가장 가벼운 모델의 무게가 770kg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770kg면 요즘 포르쉐의 절반 정도겠네요!

 

356의 이런 설계는 페리의 스포츠카 철학에 기반했습니다. 그는 과도한 출력에 크고 무거운 자동차보단 적당한 출력에 작고 가벼운 자동차가 운전하기 더 재밌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런 독특한 설계 덕분에 356은 레이스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습니다. 엔진의 위치도 영향을 주었는데, 뒷쪽에 엔진이 있다보니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 코너를 돌면 오버스티어 (핸들을 돌린 것보다 차가 더 돌아가는 현상)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오버스티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했지만, 제어할 수 있다면 더 빠르게 코너를 돌 수 있었습니다. 고수들은 일부러 오버스티어를 내면서 더 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가곤 했죠.

 

수치상으로는 더 높은 출력을 내는 '빠른' 자동차들이 레이스에서 356에게 지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덕분에 356은 제대로 탈려면 운전 실력이 뛰어나야 하는 자동차로 유명해졌습니다. 

 

이 오버스티어와 운전하기 어려운 성격은 911으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제품에 동봉된 폭스바겐 T1 픽업 트럭과 함께

Team Transport 제품에는 수송용 트럭이 하나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 제품에는 폭스바겐 T1 트럭을 넣어줬는데, 포르쉐와 동일한 도색에 같은 리버리를 입혀 통일감을 주는게 마음에 듭니다. 

 

박스 아트와 비슷한 구도로
356을 뒤에 업히면 요런 모습이에요

금형이나 도색이나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특히 실버 색상이 356과 매우 잘 어울리게 도색된 것이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으로 356 금형을 사용한 제품 중 가장 예쁜 도색이라고 생각해요. 금형도 356의 둥글둥글한 디자인을 잘 표현하고 있고, T1 트럭도 356과 잘 어울립니다. 

 

 

 

 

사용된 사진 자료 출처

"Porsche 911 History" by Motor Trend

"VW 1302" by Lothar Spurzem 

"356 and Beetle" by Jamie Vondruska

"356 vs 911" by Classic Motor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