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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핫휠

[핫휠] 닛산 스카이라인 GT-R R34

고질라의 최종 진화형, JDM 황금기의 최후의 걸작이자, 2000년대 초반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자동차는 닛산 스카이라인 GT-R R34입니다. 스카이라인은 닛산 산하의 자동차 브랜드이고, GT-R은 스카이라인 중에서 최상위 퍼포먼스 모델입니다. R34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된 5세대 GT-R을 의미합니다. 

 

핫휠에서는 GT-R R34를 2010년에 발매했으며, 2019년에는 RLC 버전을 발매했습니다. 이 제품은 2020년 RLC 클럽 가입 특전으로 주어진 클럽 카입니다. 

 


파란색 칼소닉 리버리를 입은 R32는 1990년대 초반의 모터스포츠의 상징입니다

1989년, 닛산의 R32 GT-R은 데뷔와 동시에 모터스포츠 판을 뒤집어놓습니다. 트윈 터보 직렬 6기통의 엔진의 강력한 출력과 영리한 사륜 구동 시스템 덕분에 R32 GT-R은 사기적인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얼마나 사기적이었냐면 일본 투어링 카 챔피언십에 29번 출전해 29번 우승하여 4년 내내 챔피언십을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해외 무대에서도 우승을 휩쓸어옵니다. 마카오 그랑프리에서는 R32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1등을 독주해 상대 선수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R32가 출전하면 R32가 우승하는, '지루한' 경기가 펼쳐지곤 했어요.

 

왼쪽부터 R34, R33, R32입니다

모터스포츠에서 보여준 사기적인 성능 덕분에 GT-R은 엄청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특히 튜닝 문화가 꽃피던 일본에서는 튜너들의 자동차로 사랑 받았습니다. 

 

닛산은 이후 4세대 95년 GT-R인 R33을 출시하였고, 99년 5세대 GT-R인 R34를 출시합니다. 2008년 R35 GT-R은 스카이라인 이름을 떼고 독자적인 브랜드로 출시되면서 R34는 최후의 스카이라인 GT-R이 됩니다. 

 

은색과 파란색의 R34은 브라이언 오코너라는 캐릭터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GT-R은 다양한 미디어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집니다. 이니셜 D에도 등장했고, 그란 투리스모에도 등장했는데 현실 고증을 따른 사기적인 성능으로 유명했습니다. 또한 2003년 분노의 질주에서 폴이 타고 등장하면서, 이후 프랜차이즈에서 폴을 상징하는 자동차로 자리잡게 됩니다. GT-R은 2000년대 초반에 자동차 문화를 경험했다면 모를 수가 없는 자동차가 되었습니다. 

 


차체는 미드나이트 퍼플 색상으로 도색되어 있으며, 건메탈 색상의 6스포크 휠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미드나이트 퍼플 색상은 닛산의 '미드나이트 클럽'에 대한 헌정으로 출시된 색상입니다. 미드나이트 클럽은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까지 일본에서 불법 공도 레이스로 유명세를 떨친 갱단입니다. 완간 미드나이트와 같은 작품들이 미드나이트 클럽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전면부에는 헤드라이트가 디테일하게 도색되어 있고, 그릴에는 GT-R 로고가 도색되어 있습니다. 

 

후면에도 디테일한 도색이 돋보입니다. GT-R의 상징인 둥근 후미등도 디테일하게 도색되어 있으며, 닛산 로고와 GT-R 뱃지, 후미 안개등도 도색되어 있네요. 배기구는 크롬색으로 도색되었고, 번호판에는 미드나이트 퍼플을 의미하는 MNP가 적혀져 있습니다.

 

생각보다 본넷 여는게 어려워서 새끼 손가락 손톱을 낑겨 넣어야 열려요

RLC급의 제품들에는 이렇게 한 가지 기믹을 넣어주는데, R34는 본넷이 열립니다. 

 

본넷 아래에는 RB26 엔진이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엔진의 강성을 위한 스트럿 브레이스도 보이고, 심지어 오렌지색 엔진 커버 위에 스카이라인 GT-R 레터링도 도색되어 있습니다. 육안으로도 잘 안보이고 사진을 찍어야만 확인이 가능한데, 정말 핫휠의 디테일한 도색에 대한 집착이 무섭습니다. 

 

실제 엔진에도 이렇게 엔진 커버에 레터링이 있습니다.

RB26DETT 엔진은 R32, R33, R34에 모두 들어간 엔진입니다. 지금까지도 전설적인 엔진으로 인정 받는데, 이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내구성이었습니다. 닛산은 개발할 때부터 레이스의 가혹한 환경을 버틸 수 있는 엔진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엔진의 설계 여러 부분에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어요.

 

1999년 일본의 튜닝 업체인 슈퍼 시크릿은 1000마력으로 개조한 R34을 공개했습니다.

이 특징 때문에 RB26 엔진은 튜닝 업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뛰어난 내구성 덕분에 아무리 과격한 튜닝을 해도 엔진이 퍼지지 않아서 튜너들에게 꿈과 같은 엔진이었어요. 500마력 정도는 안전하게 운용이 가능하고 90년대 후반에는 1000마력이 넘는 튜닝을 한 GT-R들도 등장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R32, R33, R34 모두 공식 제원에서의 출력은 280마력이었고, 계기판에 적힌 최고 속도도 180km/h였습니다. 이는 80년대 말에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의 스포츠카의 출력을 제한하는 자율 규제 때문이었는데요. 표면적인 이유는 스포츠카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너무 빨라져서 (...)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는 것이었는데, 미국처럼 유가 파동을 맞고 자동차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업계에 눈치를 줬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 아무튼 저희 차 280마력 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겉으로는 자율 규제에 동의했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았나 봅니다. 제원 상으로는 280마력이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출력을 내는 스포츠카가 흔했는데요, R34도 제원에는 280마력으로 표기했지만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면 330-340마력을 냈다고 합니다.

 

하부도 디테일하게 배기관이 도색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로 하부가 디테일하게 도색된 핫휠은 처음이네요!

 

GT-R은 닛산의 시대를 앞서간 기술력의 집합체였습니다. 아테사 E-TS라는 시스템이 적용되어 컴퓨터가 각 타이어의 접지력을 초당 10번 계산하여 실시간으로 앞바퀴와 뒷바퀴에 전달하는 동력 배분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HICAS라는 시스템은 뒷바퀴도 1도씩 조향이 가능하여 저속 코너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돌아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코너에서는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돌아 안정성을 높혔습니다. 

 

인테리어도 굉장히 디테일합니다. 버킷 시트 위에는 오렌지색 5점식 안전 벨트가 도색되어 있습니다.

 

내부에는 센터 콘솔, 핸들과 기어봉도 있습니다. 센터 콘솔이 운전석이 있는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 것도 표현되어 있네요! 기어봉의 끝 부분은 은색으로 도색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조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R34에는 인테리어에도 시대를 앞서간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MFD라는 작은 LCD 화면이 센터 콘솔에 있었는데, 과급압, 배기구 온도, 인터쿨러 온도와 같은 자동차의 실시간 정보를 보여주거나 랩타임을 표시해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정차 중에는 TV도 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앞바퀴 앞의 덕트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앞바퀴 브레이크에 바람을 쐬어 식혀주는 기능을 했어요

색상, 도색 디테일, 금형, 휠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1:64 스케일인데 여기저기에 디테일을 우겨 넣은 걸 보면 핫휠이 작정하고 만들면 얼마나 디테일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제품인 것 같아요. 

 

 

 

 

사용된 사진 자료

"Calsonic R32" by TheDrive

"R32 R33 R34" by Webcartop

"2 fast 2 furious" by Whichcar

"RB26" by Tradeuniquecars

"Supersecret R34" by SXDRV

"NISSAN GF-BNR34 SKYLINE GT-R Brochure" by jccc

"MFD" by Jalopn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