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64/핫휠

[핫휠] RWB 포르쉐 930 '스텔라 아르투아'

독일에서 태어난 자동차가 일본의 한 장인의 손길을 거치면 완전히 다른 자동차로 재탄생합니다. 이 장인이 재탄생시킨 911들은 너무 유명해져서, 포르쉐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정말 싫어하고, 누군가는 너무나 사랑하죠. 

 

 

오늘 이야기할 자동차는 RWB 포르쉐 930 '스텔라 아르투아'입니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RWB의 창업자 아키라 나카이가 만든 첫 작품으로, 1985년식 포르쉐 911을 개조한 모델입니다. 

 

핫휠에서는 2019년 RWB 포르쉐 930을 출시했으며, 현재까지 총 2가지 바리에이션을 발매했습니다. 이 제품은 2019년 카 컬쳐 시리즈의 실루엣 믹스로 출시된 제품입니다. 

 

 


포르쉐를 좋아하신다면, 이런 911을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을겁니다. 과격하게 튀어나온 오버 펜더, 땅에 닿을 정도로 낮게 스탠스된 차체, 그리고 비현실적으로 거대한 리어 윙까지. 이런 과격한 스타일의 튜닝은 RWB의 작업물입니다.

 

1. 독일 스포츠카와 일본 청년

 

수프라, NSX, RX-7, R34. 살벌할 라인업이네요

때는 90년대, 일본 스포츠카의 황금기입니다. 스포츠카의 황금기와 함께 튜닝 문화도 크게 발전하던 시기에요. 그 당시 일본인이고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면, 튜닝하고 레이스하기에 좋은 국산차가 넘쳐나던 시기입니다.

 

아키라 나카이도 90년대의 자동차 애호가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도요타 AE86을 튜닝해 레이스하고 드리프트하는 Rough World 라는 크루를 이끌었어요. 

 

하지만 나카이의 진짜 관심은 국산차보다는 유럽쪽에 있었습니다. 그의 드림카는 공랭식 911 포르쉐였어요. 나카이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했는데, 하루는 사고로 박살난 85년식 911이 들어옵니다.

 

2. 스텔라 아르투아

 

스텔라 아르투아라는 이름은 나카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에서 따온 것입니다

나카이는 911을 고치는 대신 자신이 구매해, 자신만의 트랙 전용 레이스카로 개조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첫 RWB 포르쉐, '스텔라 아르투아' 입니다.

 

나카이는 스텔라 아르투아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튜닝을 마음껏합니다. 타이어 폭을 늘리고, 과격한 오버 펜더로 덮은 다음 지상고도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낮추고, 거대한 윙도 달아주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했다는 점이에요. 

 

스텔라 아르투아가 오마주한 993 GT2 RSR.

나카이의 이런 공격적인 외형 튜닝은 사실 80-90년대의 포르쉐 레이스카를 오마주한 것입니다. 당시 포르쉐는 911의 고질적인 오버스티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어 폭을 크게 넓히고 거대한 오버 펜더를 달았거든요. 

 

스텔라 아르투아를 시작으로, 나카이는 911을 90년대의 레이스카 외형으로 바꿔주는 튜닝 사업을 시작합니다. 독일차인 911을 튜닝하는만큼, Rough World라는 기존 크루의 이름도 독일어로 번역해 Rauh-Welt (Begriff)로 바꿨어요. 

 

Speedhunter라는 자동차 웹사이트에서 처음 RWB를 소개하면서 전 인터넷에 RWB가 퍼져나갑니다.

90년대에 일본 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가던 RWB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게됩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911에 칼을 대서 새로운 펜더를 올릴 정도의 튜닝을 시도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RWB의 과격한 외형 튜닝은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911의 순정주의자들은 "완벽한 명화 위에 낙서를 하는 말도 안되는 짓"이라고 하며 RWB 튜닝에 반대했습니다. 반대로 90년대의 튜닝 문화를 거친 사람들은 RWB의 틀을 깨는 과격한 튜닝을 사랑했어요. 그들은 RWB의 작업물을 911이라는 캔버스에 그린 예술 작품으로 봤습니다. 

 

3. 세계적인 튜너에서 하나의 문화까지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RWB의 파격적인 모습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RWB는 이제 전 세계적인 튜닝샵으로 성장했습니다. RWB는 지금까지 1300대가 넘는 911을 작업했고, 이젠 작업을 받고 싶어도 2년이 넘게 기다려야 될 정도로 수요가 넘치고 있어요. 

 

RWB의 가장 큰 특징은 1300대의 RWB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고, 모두 나카이가 직접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RWB 작업을 신청하면 나카이가 오거나 나카이에게 911을 가져간 후, 주문자와 원하는 스타일을 상의한 다음 나카이가 수작업으로 바디 파츠를 설치합니다. 

 

일본의 한 청년이 시작한 튜닝 사업이 이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계 각지에서는 RWB 오너들이 차 모임을 하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매년 RWB 오너들이 모여 내구 레이스를 펼치기도 합니다. 말레이시아에는 RWB의 역사를 기록한 박물관도 있다고 해요. 


차체는 실차와 동일하게 무광 블랙으로 도색되어 있습니다. 휠은 실차의 금색이 아닌 크롬색 테두리에 검은색 6스포크 휠로 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검은색에 크롬 조합도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6스포크 휠은 RWB 빌드에 자주 사용되는 워크 마이스터 휠의 느낌을 내려고 사용한 것 같습니다. 

 

전면부에는 헤드라이트와 본넷 위에 작은 포르쉐 로고가 도색되어 있고, 범퍼 쪽에는 작게 견인용 고리와 카나드가 보입니다. 

 

후면부에는 스포일러 아랫쪽에 커다랗게 RWB 레터링과 후미등이 도색되어 있고, 뒷 범퍼를 때어낸 3중 배기 파이프가 보입니다. 

 

 

실차에도 이렇게 범퍼를 때어낸 적이 있습니다. 핫휠에서도 레이스용 후미등을 빨갛게 도색해줬으면 좀 더 완성도 있는 모델이 됐을 것 같네요. 

 

RWB의 상징 중 하나인 거대한 리어 윙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RWB는 기존의 스포일러 위에 리어 윙을 올리는, 2중 윙 방식을 자주 사용하는데, 금형에서 잘 표현해주었네요. 

실차와 같이 뒷바퀴 타이어 폭이 앞바퀴보다 훨씬 넓습니다. 

 

뒷바퀴의 폭이 넓은만큼 휠도 뒷바퀴가 훨씬 깊게 들어가요. 앞뒤 오버 펜더에는 볼트 자국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윈드쉴드에는 Rauh-Welt 데칼이 있고, 사이드스커트쪽에도 Rauh-Welt 레터링이 적혀져 있습니다. 

 

레이스카 창문도 표현되어 있어요

금형의 디테일이나, 색상 조합이나, 도색 디테일이나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RWB는 다양한 다이캐스트 회사와 콜라보해서 다양한 다이캐스트 제품들을 냈는데, 1:64 비율의 스텔라 아르투아는 핫휠이 가장 예쁘게 뽑지 않았나 싶네요. 올해 리버티 워크와 콜라보로 다양한 리버티 워크 신제품들이 출시되던데, RWB도 다시 콜라보해서 993이나 964 기반의 모델들도 출시해줬으면 합니다. 

 

 

 

 

사용된 사진자료 

"Kamiwaza and Rotana" by Stancenation

"Four Horesemen of 90s JDM" from Reddit

"Stella Artois" by RWBRegistry

"993 GT2 rsr" by Artandrevs

"Stella Artois" by Speedhunters

"2018 idlers" by Speedhunters

"2011 Stella Artois" by Sean Klingelhoefer

"RWB Meet" by Speedhunters

"Nakai build" by Motorhood